친구와 하루종일 걸어다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던 중이었다.
한자리가 비었기에 친구 먼저 자리에 앉히고 난 그 앞에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몇 정거장 지나 친구 옆자리가 비게 되었다.
워낙에 피곤했고 옆에 서있는 사람들도 젊은 사람들이었기에 별 생각없이 빈자리에 털석 앉았는데 자리에 앉는 순간 뭔가 비아냥 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려온다.
내 앞에 서 있는 젊은 부부가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고 자세히 보니 여자가 임신 5~6개월 정도 된 임산부였다.
아마 자기들 딴에는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자리를 차지한 내가 무척 얄미웠나 보다.
어쨌든 얼른 일어나서 임산부에게 자리를 권했다.
그랬더니 돌아오는 퉁명스런 한 마디.
"됐거든요"
순간 당황했지만 나를 오해하고 있는것 같아 다시 자리를 권했다.
"제가 임산부신지 모르고 앉았네요. 죄송합니다. 힘드실텐데 여기 앉으세요."
"됐어요! 앉아서 가세요."
헐~ 사실 내가 미리 알았다면 당연히 양보했을 텐데 만삭 처럼 불룩한 것도 아니고 앞의 친구와 이야기만 하면서 온 내가 그걸 어찌 알았겠는가?
내 딴에는 그래도 배려한다고 일어나 사과까지 한건데 얼굴에 정색을 하고 저렇게 대답하는 것은 무어란 말인가?
마치 나를 패륜아 보는 듯한 눈빛과 말투를 겪고 나니 즐거웠던 하루의 느낌이 싹 사라져버렸다.
내 옆의 친구도 부부의 저런 행동에 기가 막힌 표정이다.
그러면서 드는 생각.
뱃속의 아이는 엄마의 태교가 참 중요하게 작용 할 텐데 저런 심보를 가진 부모에게서 나온 아이는 과연 심성이 어떠할까...
아이를 생각한다면 과연 저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?
부디 그날 하루만 기분이 안좋아서 그러했길 바란다.
by bluepoet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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